2026/07 9

(신간) 홍길동 이야기(홍길동전) en Esperanto

홍길동전(洪吉童傳)은 우리의 고전 중의 고전이다. 옛 이야기는 대개 재미가 없기 마련인데, 홍길동전은 심지어 재미까지 있다. 최초의 한글소설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극적인 스토리 전개, 캐릭터의 매력도 또한 잘 갖춰져 있다. 물론 오늘날 현대적인 소설과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 시대적 한계도 있고 논리적 비약도 부득이 발견되니 말이다. 예컨대 율도국 정벌 내용은 삼국지의 전투 장면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쓴 모양새이다. 하지만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홍길동전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통하는 유효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당시에도 인기가 많았던지 판본도 수십 종이 남아 있는데, 크게 보면 몇 종류로 압축해볼 수가 있다. 1백 년도 더 전에 세브란스 병원의 시초인 알렌(H.N.Allen)이라는 미국인..

Semajna Historio 2026.07.29

(신간) 후삼국 영웅전 - 차상찬

일제시대는 역설적으로 많은 작가들에게 창작의 동기를 부여한 엄혹했던 시기이기도하다. 이 납득하기 어려운 시대상황을 이해하고 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고뇌와 고민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들 중 한 명인 차상찬은 그런 과정을 거쳐 스스로 글을 쓰는 것으로 해법을 찾고자 하였던 인물이다. 그가 남긴 무수한 작품들은 동시대인들에게 흥미와 함께 한편으로 우리의 고전을 통해 생각할 꺼리를 제공해준다. 그렇게 민담도 있고, 설화도 있고, 단편소설도 남아 있지만, 동시에 역사에 대한 대중적인 글도 함께 남겼다. 그중에서도 궁예, 견훤, 태조 왕건의 이야기를 모아보면 소책자 하나가 만들어진다. 오늘의 신간을 바로 그의 그런 단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 자세히 보기 : Link

에스페란토 출판 통계 (Statistikoj pri Eldono de Esperanto)

에스페란토 출판업계에 대한 정보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았다. 방식은 어렵지 않았다. 누가 정리한 자료만 없을 뿐이지, 알라딘, 예스24, 교보문고 등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자료들을 나름대로 편집해서 통계를 내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저 귀찮을 따름이지 불가능할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궁금하면 참을 수 없기에 한번 해보았다. 그 결과의 요약본은 다음과 같다. (다만 판매량만큼은 알 길이 없어서 아쉽지만 여기서는 스킵한다.) 연간 출간 통계 한국의 출판업계 자체가 그리 크지 않지만, 더군다나 에스페란토 출판업계는 훨씬 그 규모가 작다.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종수 자체는 2021년을 기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진달래출판사(대표 오태영)의 시장 참여로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

역사가 말해주는 결벽증의 위험성

예전 어떤 TV프로그램에서 모 연예인의 아내가 자식들을 외출시킬 때 손에 비닐장갑같은 것을 씌우는 모습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결벽증(潔癖症)이었다. 아이들을 저렇게 키워도 되나 순간 내가 다 걱정이 되었다. 이는 병적으로 더러운 것을 참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영어로는 mysophobia라고 하는데, 그리스어의 불결과 공포증의 합성어이다. 적절한 위생관념은 물론 인간에게 큰 도움이 된다. 앞서 언급하였던 산욕열은 비위생적인 병원환경이 산모에게 치병적인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즉 일부러 더럽게 살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도하게 살균처리된 환경에서만 자라나면 생활에 필요한 면역력을 갖출 기회 자체가 박탈당하게 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더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

에스페란토와 비트코인, 그리고 한글의 상관관계

오늘날 비트코인(Bitcoin)의 위상은 남다르다. 전세계 모든이들이 그 이름을 들어서 알고 있고, 일부는 그것에 투자하여 막대한 부를 쌓기도 하였다. 비트코인같은 가상화폐를 실제 화폐로 볼 것인지 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이지만, 최소한 자산가치가 있다는 사실은 공히 인정받는 정도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가치의 변동폭 때문에 재화와 용역과의 교환가치를 가진 화폐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최소한 이 가상자산에 투자하였다가 차익실현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원래 그렇게 처음 설계된 대로 잘 발전해오고 있는 것일까? 의외로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모르는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정확히는 자산가치의 투자 목적으로만 바라보는 절대다수의 대중들에게는 관심사항 자체가 아닐 ..

제멜바이스의 역설, 암세포는 자기가 암세포인 줄 모른다

19세기는 과학의 세기였다. 수많은 발명품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고, 산업혁명이 본격화된 시기이기도 했으며, 온갖 의학적 지식들이 체계를 갖춰나가던 때이기도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병원에 있던 산모들이 이유를 알 수 없는 산욕열(産褥熱, puerperal fever) 때문에 고생하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는 오히려 과학의 세기 이전에는 드물었지만 19세기 들어 급증하였던, 특히 병원에서의 발병률이 높았던 이상 현상이기도 했다. 이유를 알 수 없었기에 여러 억측만 난무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과학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던 인물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이그나츠 제멜바이스(Ignaz Philipp Semmelweis, 1818~1865)라는 헝가리 출신의 의..

허균과 홍길동전, 누가 실제 작가인가?

오늘날 홍길동전(洪吉童傳)을 허균(許筠, 1569~1618)의 작품이라고 확신하는 이는 사실 별로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증거가 워낙에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허균의 홍길동전이라고 배우고 자라온 세대에게 이 사실은 거의 코페르니쿠스적(?) 충격이었다. 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그럴 수밖에 없긴 했다. 우선 허균 자신이 홍길동전을 스스로 지었다는 기록을 남긴 게 없다. 그리고 당연히 후세에 정리된 허균의 문집 어디에도 홍길동전과 관련된 언급은 남아 있지 않다. 또한 오늘날 남아 있는 홍길동전의 여러 판본에도 저자 이름으로 허균이 적혀 있지 않다. 더욱이 동시대인들 누구도(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허균의 홍길동전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허균은 50세 무렵에 반란 획책을 이유로 처형당하..

(신간) 신채호의 을지문덕 (en Esperanto)

민족사학자 신채호의 중편 역사서인 을지문덕전을 오늘날 에스페란토를 통해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번역한 신작이 나왔습니다. 전반부는 에스페란토로, 후반부는 한글 원문을 수록하여 비교해가면서 읽어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신채호 특유의 고어체가 에스페란토를 만나 색다르게 재탄생한 버전이라고 보면 좋겠습니다. 한글로 된 작품은 부득이 거의 한국인들만 읽을 수밖에 없는데, 국내의 고전 역사서들도 세계적으로 읽힐 수 있도록 이런 책들이 점점 더 많이 출간되어 나오기를 희망해봅니다. (곧 전자책으로도 나올 예정입니다.) # 자세히 보기 : Ligilo

Semajna Historio 2026.07.09

(신간) 내 안의 유인원

빅 히스토리 차원에서 보자면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곧 지금의 인류는 참으로 보잘것없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이 인간의 문명의 역사만 놓고 보자면 심지어 불과 수천 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자기들끼리 복작복작거리면서 지내온 게 전부이다. 이 문명조차도 크게 구분하자면 싸움이 최소한 그 절반은 차지할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계통상 공격적인 성향으로 유명한 침팬지(Chimpanzee)와의 유전자 일치율이 2%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매번 싸움만 지지고 볶고 했어야 할 텐데, 재미있게도 인류의 역사는 또한 평화와 공존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또한 유전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바로 보노보(Bonobo)의 존재 덕분이다. 한때 피그미 침팬지라고도 불렸던 이 보노보는 이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