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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외국어 학습기』 - 어느 고전 전문가의 다개국어 독파 이야기

나는 저자를 잘 모른다. 하지만 이력을 보니 깜짝 놀라긴 했다. 그가 할 줄 아는 언어만 해도 우리말을 제외하고, 한문, 중국어, 일본어, 영어, 불어, 독일어가 있다. 한문은 중국어와 다르니 별도로 카운트함이 옳겠다. 부럽기 짝이 없는 워너비 다개국어 사용자이다. 여하튼 그가 번역한 책들도 유명하니 관심 있는 분은 찾아보면 좋겠다. 여하튼 이 책 자체도 참 재밌게 썼다. 어렸을 적 일화부터 대학교 때 외국어 공부하던 이야기 등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참 많다. 한번 읽어볼 만하다. 각 언어를 도장깨기 하듯 고통스럽게(?) 익혀나가는 그 과정 자체가 흥미진진하다. 언어 학습이란 모름지기 고통스러운 게 당연하다. AI가 언어를 학습하는 방법을 아는가? 그냥 주구장창 수도 없이 많은 글자 자료들을 읽고 또 읽는..

(신간) 알마(Alma) - 에스페란토

이 책 덕분에 1백 년도 더 전에 유럽의 젊은 여인이 혼자서 전세계 여행을 하였고, 그때 마침 우연히 일제 치하의 한국까지 방문하였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알마 카를린입니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하였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 하나로 그 당시 아무도 상상치 못했던 말도 안되는 세계 여행을 감행한 대단한 여인의 일대기입니다. 심지어 10개 국어를 하였다고 할 만큼 진정한 언어 천재였던 인물입니다. 국내 유일의 에스페란토 전문출판사인 진달래에서 모처럼 내놓은 신간입니다. 1백 년 전 우리 역사와도 인연이 있는 한 용기 있는 모험가의 인생을 짤막하게 다룬 그림책을 추천드립니다. 중간중간의 예쁜 삽화가 특히 눈에 띄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Semajna Historio 2026.08.05

(신간) VIVO (en Esepranto)

모처럼 색감 예쁘고 내용도 귀여운 그림책 하나를 만나보았습니다. 우연히 발견하여 해외에서 산 책인데, 어렸을 적 추억(?)도 떠오르고... 양도 적절히 많지 않으면서 짧지 않게 설명해주는 나름 아름다운 그림책이었습니다. 에스페란토 학습자 대상으로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표지의 개구리처럼 보이는 건 사실 두꺼비(bufo)더라고요. 참고 바랍니다.) * 왜 제목이 vivo인지, morto가 아닌지는 본문에서 확인해보세요.

(신간) 조선의 4대 의적 박장각(朴長脚)

조선의 3대 의적 하면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을 꼽습니다. 그리고 각각 허균과 홍명희, 그리고 황석영에 의해 모두 소설화가 되었습니다. 모두 다 지금 다시 보아도 재밌는 작품들입니다. 조선의 로빈훗이라고도 불리는 이들 소설 속 주인공들은 당연히 한국인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일제강점기 『개벽』이라는 잡지의 편찬인으로 유명했던 차상찬(車相瓚)이 단편소설로 박장각, 일명 박장다리라는 의적을 추가하였습니다. 여느 의적처럼 이 인물 또한 미지의 존재이긴 합니다. 실제로 역사기록상으로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다작작가였던 차상찬은 그의 이름을 빌어 조선시대 의적의 모습을 자세히 그려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차상찬의 잡지 『개벽』은 에스페란토 제목 "La Kreado"를 병기하였을..

Semajna Historio 2026.08.05

고대와 근대 사이, 왜 중세만 중세(中世)인가?

역사를 구분짓는 가장 보편적인 틀은 고대, 중세, 근대 그리고 현대라는 시대적 구분값이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기준이 가능하지만, 이보다 더 기본적이면서 누구나 타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프레임은 아마도 없을 듯하다. 역사는 기본적으로 시간의 학문이기 때문에 시대로 구분하는 것보다 더 적절한 기준은 찾기 힘들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 이름을 잘 보면 튀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중세이다. 왜 중세만 굳이 ‘-世(세)’인 것일까? 나머진 모두 다 고대, 근대, 현대 등 ‘-代(대)’로 끝나는데 말이다. 여기에는 참으로 미묘한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이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이러한 시대적 구분의 시초가 되는 서양의 용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우선 영어에서는 각 시대를 형용사로 이렇게 부른다. an..

(신간) 홍길동 이야기(홍길동전) en Esperanto

홍길동전(洪吉童傳)은 우리의 고전 중의 고전이다. 옛 이야기는 대개 재미가 없기 마련인데, 홍길동전은 심지어 재미까지 있다. 최초의 한글소설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극적인 스토리 전개, 캐릭터의 매력도 또한 잘 갖춰져 있다. 물론 오늘날 현대적인 소설과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 시대적 한계도 있고 논리적 비약도 부득이 발견되니 말이다. 예컨대 율도국 정벌 내용은 삼국지의 전투 장면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쓴 모양새이다. 하지만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홍길동전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통하는 유효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당시에도 인기가 많았던지 판본도 수십 종이 남아 있는데, 크게 보면 몇 종류로 압축해볼 수가 있다. 1백 년도 더 전에 세브란스 병원의 시초인 알렌(H.N.Allen)이라는 미국인..

Semajna Historio 2026.07.29

(신간) 후삼국 영웅전 - 차상찬

일제시대는 역설적으로 많은 작가들에게 창작의 동기를 부여한 엄혹했던 시기이기도하다. 이 납득하기 어려운 시대상황을 이해하고 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고뇌와 고민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들 중 한 명인 차상찬은 그런 과정을 거쳐 스스로 글을 쓰는 것으로 해법을 찾고자 하였던 인물이다. 그가 남긴 무수한 작품들은 동시대인들에게 흥미와 함께 한편으로 우리의 고전을 통해 생각할 꺼리를 제공해준다. 그렇게 민담도 있고, 설화도 있고, 단편소설도 남아 있지만, 동시에 역사에 대한 대중적인 글도 함께 남겼다. 그중에서도 궁예, 견훤, 태조 왕건의 이야기를 모아보면 소책자 하나가 만들어진다. 오늘의 신간을 바로 그의 그런 단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 자세히 보기 : Link

에스페란토 출판 통계 (Statistikoj pri Eldono de Esperanto)

에스페란토 출판업계에 대한 정보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았다. 방식은 어렵지 않았다. 누가 정리한 자료만 없을 뿐이지, 알라딘, 예스24, 교보문고 등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자료들을 나름대로 편집해서 통계를 내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저 귀찮을 따름이지 불가능할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궁금하면 참을 수 없기에 한번 해보았다. 그 결과의 요약본은 다음과 같다. (다만 판매량만큼은 알 길이 없어서 아쉽지만 여기서는 스킵한다.) 연간 출간 통계 한국의 출판업계 자체가 그리 크지 않지만, 더군다나 에스페란토 출판업계는 훨씬 그 규모가 작다.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종수 자체는 2021년을 기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진달래출판사(대표 오태영)의 시장 참여로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

역사가 말해주는 결벽증의 위험성

예전 어떤 TV프로그램에서 모 연예인의 아내가 자식들을 외출시킬 때 손에 비닐장갑같은 것을 씌우는 모습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결벽증(潔癖症)이었다. 아이들을 저렇게 키워도 되나 순간 내가 다 걱정이 되었다. 이는 병적으로 더러운 것을 참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영어로는 mysophobia라고 하는데, 그리스어의 불결과 공포증의 합성어이다. 적절한 위생관념은 물론 인간에게 큰 도움이 된다. 앞서 언급하였던 산욕열은 비위생적인 병원환경이 산모에게 치병적인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즉 일부러 더럽게 살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도하게 살균처리된 환경에서만 자라나면 생활에 필요한 면역력을 갖출 기회 자체가 박탈당하게 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더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

에스페란토와 비트코인, 그리고 한글의 상관관계

오늘날 비트코인(Bitcoin)의 위상은 남다르다. 전세계 모든이들이 그 이름을 들어서 알고 있고, 일부는 그것에 투자하여 막대한 부를 쌓기도 하였다. 비트코인같은 가상화폐를 실제 화폐로 볼 것인지 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이지만, 최소한 자산가치가 있다는 사실은 공히 인정받는 정도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가치의 변동폭 때문에 재화와 용역과의 교환가치를 가진 화폐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최소한 이 가상자산에 투자하였다가 차익실현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원래 그렇게 처음 설계된 대로 잘 발전해오고 있는 것일까? 의외로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모르는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정확히는 자산가치의 투자 목적으로만 바라보는 절대다수의 대중들에게는 관심사항 자체가 아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