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페란토 38

(신간) Myrtis Smith의 에스페란토 중·단편소설 시리즈

에스페란토 세계는 과거에 많이 함몰되어 있습니다. 책도 1백 년 전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고, 여전히 유통되는 책들도 1~20년은 기본으로 된 오래된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참 슬픈 일이죠. 그럼에도 이 어려운 상황에서 간혹 새로운(!) 책을 내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중에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가 바로 머티스 스미스(Myrtis Smith)입니다. 원래도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라서 기본적으로는 영어로 책을 쓰지만, 에스페란토의 사상에 공감한 이래 그녀 역시 이쪽 세계에 읽을거리가 너무 부족하다는 데에 생각이 미쳐서, 스스로 읽어볼 만한 단편 소설들을 꾸준히 집필하여 출간하는 식으로 나름의 재능기부(Pro Bono)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번역은 사실 다른 분이 해주긴 합니다만..) 그녀의 소설은 깊이..

(신간) La Verda Koro(초록의 마음)

에스페란토가 등장하고 얼마 후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졌습니다. 이는 안타깝게도 에스페란토의 상승세를 꺾어놓은 첫 번째 중대한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그때를 배경으로 한 초창기 소설이 한 권 있는데, 바로 율리오 바기(Julio Baghy)의 이 “La Verda Koro”입니다. 한국어로도 번역 출간되어 있는데, “초록의 마음”(장정렬 옮김)으로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작가 본인의 시베리아 포로 시절이 배경이어서 살아숨쉬는 듯한 당시 상황을 직접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경우 Formiko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한 것인데, 에스페란토 전문 출판사로 요새 제가 주목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영어로 에스페란토를 다루는 출판사여서 그런지 bilingual이 컨셉입니다. 이 책만 해도 왼쪽에 영어, 오른쪽에 ..

(신간) 미스터 에스페란토 (Mr. Esperanto)

간혹 기대치 않았던 놀라움을 느끼는 경험을 누구나 해보았을 텐데, 최근에 읽은 이 책이 나에게는 그러했다. 제목에 에스페란토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마존에서 사서 읽은 책. 생각보다 재밌었고 예상보다 짜임새도 좋았다. 결론을 스포할 수는 없으니 배경만 간단히 요약해보겠다. 21세기 초에 실제 일어났던 카탈루냐 독립운동이 보여주었듯, 가상의 가까운 미래에 스페인의 일부 지역들이 분리된다는 데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중 작은 지역 네 곳이 하나의 소국으로 독립하게 되는데, 이를 두고 전주민 찬반투표를 비롯해 각종 정치적인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는 것이 커다란 흐름이다. 이와중에 국제테러도 터지고 정치공학적 경쟁도 펼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 속에서 점차 이 신생국 노바줄(Novazul)은 어찌어찌 ..

(신간) 쉽고 재미있는 에스페란토 첫걸음

드디어 새로 에스페란토(Esperanto) 학습서가 나왔습니다. 확실히 선생님이 쓰신 거라 그런지 체계가 잘 되어 있는 게 눈에 띕니다. 총 20과이고, 대화문 - 단어 - 문장 분석 - 문법 설명 - 응용문 - 연습문제까지 쭉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기왕이면 교재를 가지고 수업을 듣고 수강생들과 대화를 하면서 배워나가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은 컨텐츠입니다. 에스페란토에 처음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께 특히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 자세히 보기 : Ligilo

(신간) Nesaĝa Gento - 어리석은 사람들

에스페란토 운동 초기에는 수많은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교육, 문학, 언론 등 각 전문분야마다 자신들의 재능을 기부하는 열성적인 운동가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많이 잊혀졌지만 그럼에도 간혹 예전 기록들을 찾아보다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만한 작품들도 종종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올리는 작품은 겨우 스무 살에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불과 서른의 나이에 요절하고 만 젊은 천재 에스페란티스토 월터 존 클라크(Walter John Clark)의 우화입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 안타깝지만 독일, 프랑스, 영국 등지에서 공부하고 활동하였던 국제적인 인재였던 그의 관점에서 초기 에스페란토 운동을 상징적으로 잘 나타낸 단편을 소개해드립니다. # 자세히 보기 : Ligilo

(신간) La Aventuroj de Alicio en Mirlando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여러 차례 영화화도 되었고, 오랜 세월 동안 무수히 많은 판본도 출간되었으며, 당연히 전세계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도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에스페란토로도 나와 있다는 사실을 은근히 다들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이 고전 동화를 영국의 에스페란티스토 E. L. 커니(Kearney)의 번역으로 오늘날 다시 한번 즐겨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자세히 보기 : Ligilo

(신간) 안데르센 이야기 & 에스페란토 일상 회화

에스페란토 운동 초창기에는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었습니다. 지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각지에서 그 열정들이 모여들어 창작도 많이 이루어졌고 유명 작품들의 번역도 당연히 많았고, 초기였던 만큼 문법 설명서부터 회화책까지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 두 편을 소개해드립니다. 하나는 동화, 또 하나는 회화입니다. 안데르센의 동화집은 누구나 다 아는 명작입니다. 에스페란티스토가 이를 놓칠 리 만무하죠. 이 책은 덴마크의 에스페란토 운동의 아버지인 프레데리크 스킬-기외를링(Frederik Skeel-Giørling)이 번역한 것입니다. 일독을 권해드릴 만큼 잘 쓰인 책입니다. 다른 하나는 일상생활 속에서 에스페란토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가이드북 같은 책입니다. 원작은 독..

POD 서비스 비교 (feat. 에스페란토 출간)

국내에는 여러 POD(Publish On Demand) 서비스가 있습니다. 전자책 전용 POD도 있지만 우선 종이책이 가능한 곳만 살펴보겠습니다. 유료 POD도 있다보니 여기서는 무료 서비스만 집중해서 보자면, 오프라인의 강자 교보문고의 바로출판 퍼플(PubPle)도 있고, 10년 경력을 자랑하는 POD의 대표주자 (주)부크크의 BOOKK, 그리고 2025년에 시원스쿨에서 새로 시작한 북플레이트 정도가 있습니다. 한번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교보문고(product.kyobobook.co.kr/pod/main)의 경우 브랜드가 살짝 섞여 있는데, 공식적으로는 서비스명을 “바로출판”이라는 직관적인 이름을 쓰고 있고, 출판사 브랜드로 “퍼플”(PubPle)을 사용하는 이중구조입니다. 여기에 더해 전자책(eB..

AI 그리고 "언어 대멸종"의 시대 (feat. 에스페란토의 미래)

알파고와 이세돌, 그리고 AI와 에스페란토 장강명 작가의 “먼저 온 미래”라는 책이 있다. 확실히 기자 출신이어서 그런지 AI가 보여주는 미래를 저널리즘적으로 잘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는 챗GPT가 가져온 생성형 AI의 위협 하에 이제사 내 눈 앞에서 수없이 직업이 사라지는 모습을 목도하고 있지만,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 바둑계는 그러한 서늘한 현실을 이미 10년 전에 예방주사 맞듯이 미리 겪었다. 당시 무언가 쎄한 느낌을 받은 나 역시 인류 역사상 인간이 인공지능을 마지막으로 이긴 바로 그 대국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사람 중 하나이다. 그리고 다시는 인간은 AI를 상대로 이긴 적이 없다. 당시 세계 1위 커제도 전패하였고, 심지어 인간의 기보로 학습한 알파고는 그것 없이 혼자서 학습한 알파고 제로에게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