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 3

(신간) 게르마니아(Germania), 타키투스의 유럽판 <삼국지 동이전>

에 앞서 먼저 한 가지만 보고 넘어가자. 위나라의 뒤를 이은 진나라의 관리 출신인 진수(陳壽)가 위·촉·오의 삼국시대가 끝난 3세기 후반에 쓴 책이 바로 이다. 소설 때문에 매번 정확히 구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어쨌든 이 책은 삼국시대의 역사적 인물들과 당시의 각종 사회상을 다룬 정식 역사서이다. 이 책이 유명한 것은 소설 때문도 있지만, 역사학에서는 동시대의 속 고구려·백제·신라라는 또 다른 삼국시대를 제3자의 시각에서 기록한 자료들이 담겨 있어서이다. 왜 를 앞에 두고 뜬금없이 정사 를 이야기하냐면, 이 두 책에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 정식 역사서가 되는 이유는 그 주변국들의 상황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어서인데, 그 대표적인 챕터가 바로 에 부록처럼 달려 있는 이다. 이 동이전에..

《삼국지 x 고구려》 우리가 모르는 삼국지 속 고구려 이야기

어렸을 적 나관중의 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중국의 삼국시대 때는 우리나라도 삼국시대였는데 왜 그런 건 안 나올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 그리고 커서 알았다. 나관중의 책은 소설이어서 생략되었을 뿐, 진수의 정사 에는 한반도와 만주의 삼국시대가 여러 모로 기록되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뭐 나관중이 지금의 표현으로 중화주의자여서 일부러 빠트린 것이 아니라, 그저 중원의 역사에만 관심이 있는 한족이었기에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으로 생각은 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정사 에는 아예 동이전(東夷傳)이 따로 있고, 그 안에는 부여, 고구려, 옥저, 읍루, 예, 삼한의 역사까지 들어 있다. 심지어 삼국의 쟁투와는 딱히 상관도 없어 보이는(?) 왜국, 즉 고대 일본의 역사도 포함되어 있다. 역사서..

기이한 천재 혹은 성실한 모범생, 제갈량(諸葛亮)

세상의 이치를 터득한 큰 인물이었으나, 다만 임기응변의 지략이 부족하였다. 삼국지 최고의 천재를 꼽는다면 누구나 다들 제갈량(諸葛亮, 181~234)을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이는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의 탓이 크다. 역사적 인물이 아닌 소설 속 캐릭터로서의 제갈량은 기묘한 책략과 온갖 술수까지 다를 줄 아는 만능의 귀재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 묘사의 수준이 오늘날 합리성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면 너무도 심하게 과장되어 있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오죽하였으면 우리보다 훨씬 앞 세대인 조선시대 북학파 실학자 이덕무(李德懋)도 《삼국지연의》를 읽다가 칠종칠금과 축융부인의 일화를 보고는 너무 허황되어 책을 던져버렸었다고 하였을까. 물론 《삼국지연의》 자체가 선과 악에 대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