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훤 5

견훤(甄萱)과 아자개, 배신으로 파탄난 부자관계

889년은 신라의 역사에서도, 아니 한국사 전체적으로도 하나의 분기점이 되었던 해이다. 이때 발생한 원종(元宗)과 애노(哀奴)의 난을 계기로 천년왕국 신라는 본격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해이기도 하고, 50년 가까이 난세를 맞이하였던 후삼국시대가 실질적으로 시작된 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해를 기점으로 무려 7년 간을 최치원은 지옥같은 모습으로 묘사하기도 하였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역설적으로 이때 등장한 영웅들만 해도 수도 없다. 대표적으로 태봉국의 궁예(弓裔)와 그의 뒤를 이은 고려의 건국자 태조 왕건(王建)이 있고, 또 오늘 다룰 인물인 후백제의 견훤(甄萱)도 그 중 한 명이다. 안타깝게도 중세 이전의 역사기록들이 왠만하면 다 그러하지만, 한 시대를 풍비하였던 이들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

신라 말 포석정(鮑石亭) 미스터리

927년 겨울 11월, 견훤의 후백제군이 신라 수도를 급습해왔다. 이때 경애왕은 왕실 구성원들과 함께 포석정(鮑石亭)에 가서 잔치를 열고 노느라 적병이 이르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한 왕과 왕비는 달아나 후궁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일가친척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나 숨었다. 적에게 사로잡힌 자들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며 넙죽 엎드려 살려달라고 간청하였지만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견훤은 병사들을 풀어서 온갖 재물을 약탈하게 하고, 자신은 궁궐을 차지하고는 달아난 왕을 찾아오게 하였다. 왕은 후궁에 있다가 이때 군영으로 잡혀와서는 자결을 강요받았다. 이것이 대략적인 견훤의 신라 급습 사건의 전말이다. 한 나라의 국왕을 시해하고 새로운 정부로 싹 갈아엎어버린 것은 물론, 이 직후에 뒤..

(신간) 후삼국 영웅전 - 차상찬

일제시대는 역설적으로 많은 작가들에게 창작의 동기를 부여한 엄혹했던 시기이기도하다. 이 납득하기 어려운 시대상황을 이해하고 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고뇌와 고민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들 중 한 명인 차상찬은 그런 과정을 거쳐 스스로 글을 쓰는 것으로 해법을 찾고자 하였던 인물이다. 그가 남긴 무수한 작품들은 동시대인들에게 흥미와 함께 한편으로 우리의 고전을 통해 생각할 꺼리를 제공해준다. 그렇게 민담도 있고, 설화도 있고, 단편소설도 남아 있지만, 동시에 역사에 대한 대중적인 글도 함께 남겼다. 그중에서도 궁예, 견훤, 태조 왕건의 이야기를 모아보면 소책자 하나가 만들어진다. 오늘의 신간을 바로 그의 그런 단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 자세히 보기 : Link

(신간) 후삼국, 영웅들의 시대 (주류성출판사)

각국의 역사는 서로 별개임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은근 서로 닮은 구석들이 엿보이곤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가 쟁투를 벌였던 삼국시대는 마치 중국의 위, 촉, 오 세 나라가 등장하는 삼국지(三國志)를 연상시키는 시대입니다. 또 고려 때인 1270년에 무신정변이라는 이름으로 일어나 무려 1백 년 간이나 지속되었던 무신정권의 경우는 일본의 쇼군(將軍)과 막부(幕府) 체제를 연상케 하는 그런 비상했던 시기입니다. 마찬가지로 중국과 일본의 전국시대는 거의 2천 년의 격차가 있음에도 나라 전체가 싸움터가 되었다는 뜻에서 공히 전국(戰國)시대라고 일컬어집니다. 우리나라에도 그러한 시기가 딱 한 번 있었습니다. 바로 후삼국시대입니다. 진성여왕 치세와 더불어 통일신라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각지에서 서로..

(신간) 김동인의 역사 장편소설 3부작 - 견훤, 서라벌, 을지문덕

김동인(金東仁, 1900~1951)은 20세기 조선의 몰락 후 일제강점기 때 사실주의 단편소설을 쓴 엘리트 출신의 천재 소설가입니다. 감자, 발가락이 닮았다 등으로 워낙에 유명하지만, 일제의 폭정이라는 야만의 시대를 살았던 그는 일종의 탈출구로서 민족주의적 감수성이 담긴 중단편 역사소설도 여럿 남겼습니다. 특히나 견훤(진헌), 을지문덕, 주몽 등을 다룬 장편소설 3부작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희소성이 높고 그만의 독창적인 시대관이 담겨 있는 시대를 앞서가는 작품들입니다. 그는 가난과 병마와 싸우던 중 한국전쟁 발발 초기에 서울에서 비명횡사하고 말았습니다. 그만의 역사관을 한번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그의 장편소설 3부작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도서 구경하기: https://bookk.co.kr/sea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