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 22

고구려 관등과 일본어 숫자

외국어를 배우다보면 신기한 일이 일어날 때가 있다. 나에게는 일본어를 배우던 시절 의외로 고구려어가 이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이미 오래 전에 연구자들이 삼국사기의 지리지를 통해 밝혀냈듯이, 고구려어로 3은 밀(密), 5는 우차(于次), 7은 난은(難隱), 10은 덕(德)이라는 한자로 표현되는데, 흥미롭게도 일본어에서도 비슷하게 3은 미츠(みつ), 5는 이츠(いつ), 7은 나노(なの), 10은 토오(とお)로 읽힌다. (일본어는 한국어보다 숫자를 읽는 방식이 좀 더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두 언어의 많은 명사들이 공통점이 있는데, 그외에도 아직까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부분에서도 고구려어와 일본어 사이의 유사성을 찾아볼 수가 있다. 오늘은 한번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 대상..

신라의 서쪽, 이서국 미스터리

역사책을 읽다보면 간혹 무언가 생소하면서도 어색하면서 한편으로 조금 심하게 표현하자면 좀 뜬금없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내가 처음 《삼국유사》를 읽을 때였다. 첫 시작부터 고조선을 위시하여 부여, 고구려, 발해, 가야 등 대충 이름이라도 들어봤던 어느 정도 친숙한 고유명사들이 쭉 등장하니 그렇구나 하면서 읽고 있었는데, 난생처음 보는 나라 이름이 나타났는데 이건 뭘까 싶었던 기억이 있다. 바로 이서국(伊西國)이라는 이름이었다. 그때는 그저 신기했던 느낌을 가지고 넘어갔었는데 이후에도 종종 다시 읽게 될 때마다 그 이름을 마주치는 순간, 도대체 여긴 왜 다른 나름 유명한 국가들 사이에서 마치 동급처럼 한 꼭지 기록으로 남아는 있으면서 자세한 설명은 찾을 수가 없을까 싶어 살짝은 답답했던 마음이 ..